24기 이지연의 갤러리
《斷絶(단절): 회복을 위한 첫 감각》
전시 의도:
현대 사회에서 ‘단절’은 종종 물리적인 거리보다 정서적 거리에서 비롯됩니다.
사회, 시간, 자연,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단절의 형태를 탐색하고,
그 단절을 '시선의 회복'이라는 방식으로 응시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전시 흐름:
그 시작은 우리 곁에 있지만 외면되어온 삶들, 즉 가장 사회적인 단절입니다.
거기서부터 발걸음은 점차 더 깊고 정서적인 거리로 이동합니다 —
존재가 사라진 자리를 마주하며, 우리는 텅 빈 공간 속 정서의 공백을 감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단절조차, 세계의 흐름을 멈추지는 못합니다.
끊긴 것처럼 보이는 연결은 인간의 감각일 뿐, 세계는 여전히 유기적으로 이어집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문득 깨닫게 됩니다 —
단절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오히려 우리가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임을.
그리고 마침내, 한 인물이 산 앞에 섭니다.
바라보는 시선, 다가가려는 마음.
이 마지막 장면은 ‘연결’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려는 순간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단절: 일상의 맹점>
420mm x 297mm | 2025
NIKON D750 | 50mm | F6.3 | 1/320s | ISO100
서울역 계단, 단절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 시야 밖에 머문 존재들.
우리가 외면했던 삶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가장 사회적인 단절의 기록.
서울역의 계단 아래, 빛은 스며들고 삶은 이어진다.
햇살은 그들에게 닿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았다.
비둘기는 우리 곁에 있었고, 인간은 그보다 더 멀리 있었다.
그렇게 분실되었던 시선을 습득하여 다시 사회의 시야에 놓고자 한다.
단절된 시선, 끊긴 사회적 관계, 존재의 외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절: 공백>
297mm x 420mm | 2025
NIKON D750 | 50mm | F9 | 1/125s | ISO100
사람이 사라진 초가는 침묵으로 가득하다.
시간 속에서 희미해진 정서적 연결의 공백.
단절은 이처럼, 남겨진 공간 속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과거 누군가 살았을 공간, 그러나 지금은 텅 비어 있는 초가.
이 단절은 시간 속에서 사라진 흔적이며, ‘누군가 있었던 자리’에 대한 정서적 공백을 보여준다.

<단절: 멈춘 건 시선 뿐>
420mm x 280mm | 2025
NIKON D750 | 50mm | F9 | 1/200s | ISO80
세계는 여전히 흐른다.
노을과 강의 리듬은 계속되며, 자연은 단절 없이 이어진다.
끊겼다고 느낀 연결은 우리가 놓친 시선이었다.
태양은 지고, 강은 흐르며, 세계는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비록 인간이 끊긴 연결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자연은 스스로의 리듬으로 계속된다.
단절은 인간의 감각이지, 세계의 진실은 아니다.

<단절: 관계의 회복>
297mm x 420mm | 2025
CANON EOS R10 | 45mm | F13 | 1/125s | ISO100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바라보는 자리 앞에 선다.
다시 바라보는 순간, 연결은 시작된다.
세계와 자신을 다시 이어보려는 작은 용기의 기록.
우리가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관계는 회복된다.
도시와 문명의 소음 속에서 우리는 자연을 잊고, 자연을 잃었다.
사진 속 인물은 거대한 산 앞에 서 있다.
바라보지만 아직 닿지 못한 거리 — 그것은 우리가 자연과, 존재와, 때로는 나 자신과 맺고 있는 단절의 상징이다. 그러나 다시 바라보는 순간, 연결은 시작된다.
이 사진은 단절된 시선이 회복되려는 문턱의 장면을 담고 있다.
이는 감정의 회복이자, 세계와 자신을 다시 이어보려는 작은 용기의 기록이다.
우리가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관계는 회복된다.
단절은 멈춤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첫 감각입니다.
그리고 회복은 언제나 '다시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됩니다.